오늘 방영한 '사마의 2 : 최후의 승자' 23화에서는 사마의가 촉군을 물리치는 큰 공을 세웠음에도 그 어떤 욕심도 내비치지 않은 채 바로 낙향을 청한다.
공을 세웠을 때 상을 바라는 것은 목숨을 버리는 짓이라는 걸 한신의 고사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었다.
내가 사람들 곁에 머무르며 관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사람들을 도우면서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공에 걸맞는 대가라고 생각하는 바를 단 한 번 바라자 즉각 관계는 부서져 내렸다. 사실 딱히 대가도 아니었고 상대에게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되는 바였는데도 불구하고.
며칠 전에 우연히 또 사람을 만나 도움을 요청받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또다른 사람을 만나 치유받아야 된다고 했다.
내가 돕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바를 이야기하자 당장에 안색이 변하고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그저 돕기만 하면 잘 됐을 때 어련히 잘 해주지 않겠느냐며. 하는 거 봐서 그에 맞춰 적당히 셈을 치러주겠다고 했다.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내 앞에서 땅 자랑 돈 자랑 허구헌날 했는데, 막상 일을 도와주겠다는 나에겐 인색하게 굴었다. 심지어 내가 그 사람이 곤궁에 처했을 때 구해내주기도 했는데.
그들에게 나의 위치는 그 정도인 거다. 내가 몸쓰고 머리쓰고 마음써서 도와줘도 날 그저 싸게 쓸 수 있는 사람으로만 보는 거다.
지겹고 지친다.
농부들은 제 가격을 받기 위해 농작물을 버려두거나 태워버릴 때가 있다. 우유 업체들은 우유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소를 도축하고 생산량을 줄인다.
싸구려로 쓰일 바에 나도 그냥 내 능력을 썩히고 놀아버릴테다. 차라리 노는 게 낫지 싸구려 취급받으면서 일해주고 싶지 않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도와달라 도와달라 하면서 막상 거기에 맞는 대가는 지불하려하지 않는 사람들. 이제 다 꼴도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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