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7.

소하근린공원 농구장은 있지만 농구하는 사람은 없는 이유


소하2동에는 통칭 대머리산이라고 불리는 소하근린공원이 있다. 미도아파트, 현대아파트를 끼고 있는 뒷산으로 구름산으로도 이어져 산을 타고 가다 보면 보건소까지도 갈 수 있는 공원이다.


소하근린공원에는 농구장이 있다. 예전에는 농구장과 함께 배드민턴장도 있었으나 기존의 농구장은 밀어버린 후 놀이터가 생겼고, 배드민턴장은 메워서 그 위에 화장실이 들어섰다. 그리고 남은 짜투리 공간에 농구장이 세워졌다.

개인적으론 기존의 넓은 농구장과 배드민턴장이 있던 공간이 좋았다. 어린 아이들이 아파트 앞 놀이터를 두고 굳이 이 산에까지 올라와 놀이터를 이용할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데 뭘 어쩌겠는가 이미 이렇게 되어 버린 걸.

새로 생긴 농구장은 기존 농구장에 비해 협소했지만 바닥도 매끈하고 농구대도 최신식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던 건 아니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곧잘 찾았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줄었는데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이유로 농구장을 둘러싸고 있는 휀스가 너무 낮다. 슛을 하다보면 골대보다 높게 던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인데 농구장이 산에 위치한데다 휀스도 낮으니 농구공이 휀스 너머 산으로 넘어가버려 공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불안하고 불편해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다.

기아자동차공장 인근의 역세권휴먼시아 1단지 근린공원에 있는 소형 축구장의 경우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휀스가 훨씬 높다. 차도로 공이 넘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인 듯 하지만 부지도 도로에 비해 낮은 구역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위험이 높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휀스가 이곳보다는 훨씬 높다. 왜 소하근린공원 농구장의 휀스는 이렇게 낮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골대 보다 휀스가 낮은 게 말이 되나.


두 번째 이유는 가로등의 위치다. 학교나 일을 마치고 농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주로 야간에 농구를 하게 되는데 골대 바로 뒤에 위치한 가로등의 불빛 때문에 시야가 산란돼 골대를 향해 슛을 쏘기 어렵다. 눈 부셔서 골대를 볼 수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데 어떻게 농구를 하겠는가.


세 번째는 진입로 문제다. 미도아파트와 현대아파트 쪽 입구는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깨끗하게 포장해서 출입이 원만하도록 해두었다. 히지만 군부대 쪽 주택단지 방향 입구는 그렇지 않다. 이쪽 방향 입구는 둘레길이라는 표지만 있고 사실상 엉망진창이다. 

주택단지 방향에서 들어가는 입구가 두 군데 있는데 한 군데는 흙길이다. 흙길인 건 괜찮은데 지푸라기로 길을 만들어 놨다. 이게 처음에는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낡고 헤져서 미끄럼을 유발한다. 이 미끄러운 지푸라기 흙길을 오르내린다는 건 농구화가 아니더라도 정말 곤욕스러운 일이다.

다른 곳은 입구 앞에 쓰레기들이 버젓이 버려져있고 재활용 분류 통까지 비치되어 있다. 쓰레기는 잠깐 참고 지나간다고 쳐도, 계단 경사가 발디디기 불편하게 이뤄져 있고 걸어 올라가다보면 길은 사라진 채 배수구만 있다. 그냥 배수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길이다.


좀 고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수년 째 방치되고 있는 걸 보면 높으신 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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