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중 주인공이 칼날과 홍구의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는 점은 말할 거리도 안된다. 키드갱에서 보여준 몸개그도 재연되는데 키드갱에서보다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됐다. 이야기도 진도가 너무 안나간다. 기대감을 갖고 봤지만 결과물이 너무나 실망스럽다.
키드갱은 다시 봐도 재밌는데 도망자는 아무리 봐도 재미가 없다. 어차피 캐릭터도 칼날과 홍구고 키드갱에서 보여준 싸움과 몸개그도 그대론데 차라리 키드갱2를 그리는게 낫지 않았을까. 아니 지금같은 전개라면 키드갱2를 그렸어도 아마 마찬가지로 재미가 없었을거다.
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고민해봤는데 도망자에선 스토리텔링 성공의 필수요소인 3B가 모두 빠졌다. 키드갱에서는 동물은 안나와도 아기와 여자는 나왔는데 도망자에선 아무 것도 안나온다. 동물도 없고 아기도 없고 여자도 없고 그래서 재미가 없는걸지도 모르겠다.
키드갱에선 아이를 활용한 재치있는 개그가 많이 나왔고 한표의 연애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도 웃음을 줬다. 신영우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밝혔던 강대봉의 역할도 키드갱이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도망자에선 칼날과 홍구뿐이다.
한편으로 키드갱과 도망자는 미국시트콤 프렌즈와 조이를 떠올리게 한다. 프렌즈에서 가장 재미있는 역할을 맡았던 건 조이 트리비아니였지만 조이 트리비아니만 나오는 시트콤 조이는 참패했다. 키드갱에서 홍구가 재미를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 건 사실이지만 홍구만 나오는 도망자는 재미가 없는 것도 같은 이치 아닐까.
키드갱은 폭력배들의 일상이야기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투닥투닥거리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줬다. 하지만 도망자는 뿌려둔 떡밥들이 너무 많은데 회수가 안되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이 더디니 답답하다.
도망자에서 보여주는 드래곤볼식 토너먼트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보인다. 일랑, 이랑, 삼랑.. 센놈 해치우면 더 센놈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이런 식의 전개는 너무 피곤하다. 그리기는 쉬워도 재미가 없다.
키드갱을 보면서 빵빵터졌던 그때의 그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유명했던 기성작가들 대부분이 웹툰에선 참패를 기록했다. 신영우 작가의 웹툰 도전은 실패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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