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이 42.88%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재명 도지사를 비난하고 출당을 요구하며 극성 문빠들의 결집을 유도한 김진표 의원은 당초 이해찬 의원과 박빙일거라던 일부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26.39%로 3위를 기록, 꼴찌로 추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해찬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민주당내 계파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해찬 의원과 정반대 입장에서 적대적으로 맞선 김진표 의원의 계파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을 대체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입김이 좌우하는 것을 감안하면 김진표 계파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다음 총선까지 지속된다면 이번 지선과 마찬가지로 총선 당일은 볼 것도 없이 민주당 공천과 경선이 당락을 좌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결국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김진표계 의원들은 그 공천을 받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여의도에서 오랫동안 김진표 의원과 동고동락해 온 백재현 의원이 이해찬 당대표와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긴 어렵다. 당권을 쥔 이해찬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백재현 의원의 입지가 어려워진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백재현 의원은 강원랜드의 부정행위 처벌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논란이 됐다. 백 의원은 강원랜드 사태와 관련해 염동열 체포동의안 과정에서 JC활동으로 친분을 쌓은 염 의원과 문자를 주고 받는 모습이 언론에 의해 포착됐고 체포동의안 부결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반민주당 성향의 행동이 공개되면서 백재현 의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당내 기류가 개혁성향으로 흐르는 것 역시 백재현 의원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이번 지선에서 기초의회 의장 출신 후보에게 페널티를 줬던 것과 같이 다음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다선 의원에게 페널티를 줄 가능성이 있는데 백 의원은 이미 3선에 다음 총선에선 4선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공천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선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백재현 의원은 신인 가산점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백재현 의원이 오랫동안 광명갑에서 군림해온 탓에 광명갑에는 백재현 의원과 대적할만한 유력 정치인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중앙에서의 전략공천 역시 현직 의원이 있는 상황에선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인 가산점을 업은 정치 신인이 등장할 경우 백재현 의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치 신인은 완전한 뉴페이스라기보다는 국회의원 출마를 하지 않았던 기존 정치인을 의미한다. 총선 출마 경력만 없으면 신인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명갑 지역에서 시도의원을 지내며 널리 알려진 인물이 신인 가산점까지 받게 된다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당내 경선은 실적 싸움이기도 하지만 조직 싸움이고 여론 싸움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같은 전국 경선에서는 온라인 당원들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이 수 차례 증명되어 왔다. 오늘의 유머를 비롯해 국내 주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론이 조성됐고 그 여론이 당내 경선을 좌지우지 했다.
하지만 한 지역구에 내에서 벌어지는 경선에서는 온라인 상의 여론 조성 공론장이 없기 때문에 온라인 당원들이 조직되지 못하고 결집하지 못해 기존 당원들의 영향력이 결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자기 사람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지역 경선에서 가장 중요하다.
광명갑 지역위원과 핵심당원을 중심으로 공공연하게 반백재현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재현 의원은 32살의 젊은 청년을 지역 사무국장으로 앉히며 이미지 쇄신을 꾀하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기존의 인사들과 거리감만 가져왔다는 평가다.
백재현 의원은 의정활동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백재현 의원은 광명KTX를 통해 공항수속을 밟게 만들었다고 홍보했지만 광명KTX는 어쨋거나 광명을 지역이다. 자신의 지역구인 광명갑과는 거리가 있다. 광명동에서 KTX까지의 교통수단도 불편해 실질적으로 광명갑 지역구에 어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오히려 광명갑 지역에서는 기존의 뉴타운 찬반 여부가 제대로 가려지지 않아 지금까지도 분란의 요인이 되고 있고, 재개발이 확정된 지역에서도 철거과정이 부실하게 이뤄져 먼지가 비산하고 교통에 지장을 주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비용편익이 낮아 철회된 지하철 노선을 대체할 만한 교통 개선에 대해 아무런 대안도 없고, 지난 총선 때 약속했던 지하철역 유치, 현충 도서관 준공 등 백재현 의원이 하기로 했던 일들도 지체되고 있어 주민들의 반감은 커지고만 있다.
백재현 의원이 밀었던 고순희 시의원은 도의원 경선에서 낙마했고, 지역 보좌관 출신인 김영준 도의원과 이형덕 시의원만이 총선까지 남은 1년 반을 메워줄 유일한 지원군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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